육아일기

상윤이 자전거 가르치기

leebanana 2009. 9. 15. 16:30
보조바퀴가 달린 네발자전거를 타다가 한달쯤 전에 아파트 앞동의 여덟살짜리 건호를 봤는데 두발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오~ 보아하니 상윤이도 좀 가르치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상윤이 의사를 물어보니 자기도 두발자전거를 타고싶다고 한다. 그래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실제 가르친 거는 한 3주쯤 전에 시작했는데 한 번 배우고는 장염이 걸리는 바람에 쉬다가 이번 토, 일요일에 몰아서 연습해서 끝냈다.

처음에 어려운 거는 애가 균형을 잡게 하는 건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전혀 없으니 한 두어바퀴는 순전히 내가 잡고 돌았다.
그러다가 순간 생각난 게 있어서 상윤이한테 안넘어지는 비결을 갈켜주겠다고 하니 지도 답답하던 차에 뭐냐면서 눈이 반짝반짝해진다.
내 답은 "넘어지려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라" 였다.

사실 이게 이론은 맞는데 과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모르고 혹시나싶어서 갈켜준거였는데, 애들이 습득력이 빠른건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적용을 해서 금방 거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렇게 잡아주면서 몇바퀴 돌린 후 혼자서 가게 놔두니 문제는 넘어지지는 않는데 자꾸 방향이 다른 데로 간다는 거다. 안넘어지려고 넘어지려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다보니 자기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자꾸만 자전거가 틀어진다.
자꾸 엉뚱한데로 가면 어떡하느냐 핸들을 조정해서 앞으로 가야지. 라고 했더니 "안넘어지려면 넘어지는 방향으로 돌리라면서~!!" 하면서 신경질을 확 낸다.
자기도 자꾸 안되서 힘든데 아빠는 전과는 다른 소리를 해대니 지도 짜증이 났을 것이다.

결국 이리저리 몇 번의 우여곡절 끝에 방향 잡고 타는 거는 성공했다. 이게 토요일까지의 상황이다.

그런데 자전거가 가르치면서 보니 타는 거하고 출발하는 거하고 또 다르더라는 말씀.
출발이 안된다. 더구나 상윤이 자전거는 코스트코에서 구입한건데 페달을 역으로 돌리면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거라 출발위치에 페달 두기가 까다로워서 가르치기가 더 어려웠다.
어쨌든 이것도 한 삼십분 씨름하고 나서는 원활하게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남은 거는 브레이킹인데.. 이거는 금방 되는 건 아니고 타면서 감을 익혀야 되는 거라 급한대로 중간에 장애물 만났을 때 속도조절 할 수 있을 만큼만 연습을 시켰다.

자전거 가르치는 게 참.. 알고보니 아빠들 운동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다.
아파트 안을 토요일, 일요일 각각 열바퀴씩은 뛴 것 같다.

이제 이래서 한가지 또 넘어갔는데 이렇게 하나씩 가르칠 때마다 숙제 하나씩 끝내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