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banana 2006. 7. 11. 10:51
      석양 / 허형만
 
   바닷가 횟집 유리창 너머
   하루의 노동을 마친 태양이
   키 작은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아 잠시 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한 사람이
   "솔광이다!"
   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좌중은 박장대소가 터졌다

   더는 늙지 말자고
   "이대로!"를 외치며 부딪치는
   술잔 몇 순배 돈 후
   다시 쳐다본 그 자리
   키 작은 소나무도 벌겋게 취해 있었다
   바닷물도 눈자위가 볼그족족했다